·정치자금수수, ·보조금부정수급 검찰수사부터 감사원 감사까지

기자명 정해량 기자 (hai4901@hanmail.net)

1.화순군청사.jpg

(투데이미디어뉴스1 / 정해량 기자) 화순군에서 공무원, 정치인, 기자, 업자 등이 연루된 각종 비위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군수비서실장과 총무과장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군수 재선거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 18일 구충곤 화순군수 비서실장 A씨와 화순군청 총무과장 B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A 실장은 구충곤 군수 취임 후부터 현재까지 비서실장으로, B 과장은 구충곤 군수 취임 후 3년간 재무과 경리팀장(6급)으로 근무하다가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구충곤 군수 취임 후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화순군이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산림공사를 수주하게 해준 대가로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산림공사업자 C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C씨는 공무원들에게 로비하고 산림조합이 공사를 받도록 한 후 영향력을 행사해 준 공무원들에게 대가성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화순군으로부터 산림공사를 받게 해준 대가로 화순군산림조합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현직 화순지역신문 2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화순군의 산림사업 비리는 지난 3월에 있은 화순군산림조합장 선거를 계기로 표면화됐다. 당시 선거 과정에서 '산림조합이 매년 수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직원인건비와 하청업체에 공사비 등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적자를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산림적자의 원인에 대해서는 '조합장이 선거자금으로 빼돌렸기 때문이다'는 말이 흘러나왔고 검찰 조사로 이어지면서 전·현직 기자와 산림공사업자, 화순군청 공무원들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졌다.

지역사회에서 구충곤 군수의 비선 실세로 언급되며 군청 인사와 각종 공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에 대해 검찰 조사가 이뤄졌고, 군수 비서실장이 구속되면서 검찰의 칼끝이 군수를 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건설업자이자 화순5.18관련단체 회장 D씨의 사기 사건도 검찰의 칼끝이 구충곤 군수의 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D 회장은 사업가 E씨에게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겠다'며 6억 4천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D 회장은 화순군의회 F 의원에게 수천만 원의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도 F 의원과 함께 입건돼 검찰이 조사 중이다.

지역에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일개 사회단체 회장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인 데다 E씨가 D 회장의 말만 믿고 거액의 돈을 선뜻 건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고위층 인사의 개입을 의심하고 있다.

구충곤 군수가 회장을 맡은 화순군체육회도 국민권익위원회가 생활체육지도자 G씨를 1억 800만 원 상당의 사기 및 인건비 등 보조금 부정수급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시끄럽다.

권익위가 화순군체육회 내부에서 G씨와 같은 비위행위가 관행처럼 이뤄졌다고 보고 생활체육지도자 전체에 대한 수사 및 조사를 경찰청과 전라남도에 요청하면서 비위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구충곤 군수도 관리·감독 소홀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의 토착 비리 특정감사에 이어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감사원의 기관운영감사도 구충곤 군수의 신변을 불안케 한다.

특정감사를 통해 화순군이 무등산국립공원 도원자동차야영장 진입도로개설공사와 관련 지역유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불법으로 직선에서 S자로 설계 변경했고, 불필요한 토지를 매입했으며 고의로 도로개설공사를 지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무등산국립공원이 '화순군이 고의로 진입도로개설 공사를 지연해 야영장 개장을 못 하면서 연간 2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화순군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는 화순군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앞서 구충곤 군수는 '고의로 도원야영장 진입도로개설공사를 지연해 무등산국립공원 등에 손해를 입혔다'며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됐었기에 감사 결과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